여행 에세이/볼리비아 코차밤바

[Ep4] 나의 아라니 옥수수 마을 이야기

지구별시골쥐 2023. 4. 14.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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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 나의 아라니 옥수수 마을 이야기

 

코차밤바 아라니(Arani) 방문했다.

혹자들은 아무 것도 없는 시골 지역에 뭐하러 가냐고 하는데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라면 어디든 '이야기' 존재한다. 이야기를 듣고 싶어 나는 여행한다.

아라니 마을은 옥수수가 자라는 비옥한 토양으로 유명하다. 마을 광장 한복판의 어느 나무 기둥에는 옥수수빵(tostado) 굽는 안데스 원주민의 모습이 조각되어 있다. 작은 마을은 가가호호 넘실되는 고소한 옥수수향으로 가득하다.

옥수수로 만든 죽과 음료수 중간태의 옥수수 액기스인 아피 (api) 옥수수로 만든 토스타도 (tostado) 곁들여 아침식사를 했다. 아피에 담은 옥수수빵을 , 배어물었다.

 

 

전통적인 안데스 맛을 음미하고자 집중했는데 밋밋하다는 신호가 뇌로 전달됐다.

대지의 여신, 파차마마가 안데스인들에게 허락한 음식에 대해 감동보단 아쉬움이 컸다.

문제는 혀였다. 화학조미료로 점철된 먹거리에 익숙한 탓에 재료 본연의 맛에 집중할 없게 나의 맛 세포감각의 문제였다. 인공적인 맛에, 자극적인 맛에 익숙해진 도시인. 과연 이것이 현대문명의 축복일까 아니면 족쇄일까.

아라니 옥수수 마을 아침식사하며 개똥철학적 사유를 하기 시작했다. 너무 오바한다는 생각이 들어 자리를 마을 광장의 교회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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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빼면 시체인 마을 카톨릭 교회인데 아니나 다를까 내부가 휘황찬란하다. 성모마리아상 대신 놓인 원주민 모습을 성녀상이 눈길을 끈다. 볼리비아 교회의 특징 하나가 전통문화와 결합된 카톨릭이라는데, 말이 맞다.

옥수수 향이 풀풀 나는 현지 안내인이 말했다. "본인 집은 허름해도 교회만큼은 예뻐야 해요"

거대한 코차밤바 예수상의 양팔이 뻗친 지역답게 마을사람들 신앙심이 대단하다.

없다는 아라니 옥수수 마을 여행에서 나와 안데스인들의 공통점 그리고 차이점을 하나둘씩 발견해가는 재미가 있다. 나와 아라니 마을을 잇는 추억이 생겼다. 우리만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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