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0] 선각자의 유산 - 칙칙한 황갈색 땅에서 싱싱한 푸른 숲으로
주말 되면무조건 교외로 나가서 에너지를 소진하고 왔기에 이번 주말엔 집 근처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코차밤바는 두 개의 별명이 있다: '영원한 봄의 도시' 그리고 '정원의 도시'
코차밤바 콜론 광장(plaza colon)과 시 중앙 광장(Plaza 14 de Septiembre) 등 시민들을 위한 아름다운 정원광장과 그 옆에 나열된 고풍스런 카페와 레스토랑 시설이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 내가 꼽는 코차밤바 최고 정원은 2019년부터 무료입장을 허용한 시몬 파티뇨 정원(Centro Simon I. Patiño)이다. 코차밤바 태생으로 한때 볼리비아 내 주석 생산량 60% 이상 독점한 대부호 시몬 파티뇨 (Simon I. Patino), 그가 마련했다는 정원과 도서관을 들어가봤다.
정돈 안된 코차밤바 시내에서 갑자기 펼쳐지는 정갈한 유럽식 정원에 눈이 휘둥그래졌다. 내 평생 이런 느낌을 받아본 적이 두 번 있는데, 한번은 싱가폴에서 말레이시아 조호바르 지역으로 넘어갈 때와, 모로코에서 스페인 세우타로 넘어갈 때. 극명한 인프라 차이에 눈이 번쩍 뜨였었다.
이 건조한 도심지 한복판에 이렇게 울창한 정원을 가꾸기 위해 얼마나 많은 물을, 어떻게 끌어 올 수 있는 것일까. 3초 고민하다 포기했다. 라스베가스나 두바이의 마천루가 뇌리를 스쳤기때문이다스쳤기 때문이다. "그래, 돈 있으면 다 되는 세상인데."
시몬 파티뇨 사유지를 둘러 보며 그의 재력을 실감해본다. 그리고 그가 남긴 아름다운 이 유산을 모든 이들과 나누기로 한 그 결정에 감동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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