끽다점 : 예전에, '찻집'을 이르던 말.
카페란 무엇인가. 서구식 끽다점을 이른다. 끽다점이란 또 무엇인가. 말 그대로 차를 즐기는 점포를 뜻한다. 일본은 여성접대부를 두고 술을 팔며 춤도 추게 한 곳을 카페라고 불렀다.
그래서 조선 지식인이 커피를 판던 경성 제일 끽다점 - 카카듀 같은 곳은 카페라 칭하지 않고 다방이라 불렀다.
카카듀 - 영화 밀정에서 독립투사들이 논의하던 곳. (민씨 가옥이 있던 관훈동 이성용 의원 1층)
이성용의 백림관 - 남대문통 소광교에 위치
혹자는 영화감동 이경손과 신여성 앨리스가 차린 카카듀가 조선 최초의 서구식 끽다점이라고 평하기도 했지만 그것은 기억의 오류 또는 조사 범위의 부족에서 나온 편향된 결론이다. 당시 경성에는 일인이 차린 킷사텐이 따로 있고 조선인이 차린 끽다점이 또 따로 있었다, 예를 들어 이성용 씨의 백림관 같은.
카카듀는 북촌 일대에 처음 들어선 서구식 끽다점이랄 수는 있어도 조선 최초나 경성 최초의 카페는 결코 아니었다.
외국인들이 주로 드나드는 다른 킷사텐들과 달리 백림관은 조선인과 일본인이 섞인 일행들이 자주 찾았다. 즉, 백림관에서는 누구나 군사, 정치, 행정, 상공업 관련 최신 고급 정보를 커피 한 잔 값에 엿들을 수 있었다. 하물며 커피를 파는 커피하우스라는 본질도 독립운동에 이로운 것이었다.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강우규가 사이토 마코토를 저격하기 직전 들른 곳이 바로 끽다점이 아닌가.
미옥네(현앨리스) 일가가 경성에 자리를 잡을 즈음만 해도 열차 칸을 남자 칸, 여자 칸(때로 이에 더하여 외국인 칸)으로 구분할 만큼이나 남녀유별사상이 건재했다. 친인척 간에도 예외를 두지 않던 그 완고한 사상은 우리가 자라 열차 칸이 남녀 대신 일등, 이등, 삼등 구분으로 바뀔 동안에도 쉬이 물러지지 않았다. 그래도 교회만큼은 임시로나마 사내아이고 계집아이고 동무로 지낼 수 있었다.
임진왜란 때 한양에서는 <등등곡>이라는 가요가 유행하였다. 때에 따라 수십, 수백의 사람이 모여 저잣거리에서 울고, 곡하고, 사뭇 미친 척하는가 하면 웃기도 하고 춤추고 뒹굴며 괴이한 노래를 불렀다. 여기에 참여한 사람들은 주로 양반가의 자제들로 영의정의 아들 이경전, 우의정의 아들 정협 등에 더불어 허난설헌의 남편이자 홍길동전을 쓴 허균의 매형인 김성립도 있었다고 한다.
포와 - 하와이의 음역어
심중 - 에도시대 유행한 연인의 동반 자살을 뜻하는 말
의사 이성용이 경성에 남긴 흔적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있었다. 첫째, 소광교 부근에 끽다점 백림관을 연것. 백림관은 독일식 커피하우스를 지향하는 다방이었고, 친척 형 이관용과 공동으로 출자하되 첵코스랍팍캬 출신인 그의 부인 마리 하우프트만을 중심으로 경영하였다.
성탄절은 어느새 조선에서도 삼척동자부터 팔순 노인까지 온 민중이 누리는 대중 명절이 되어 있었다. 교계에서야 물론 교세의 확장과 땀 흘려 전도에 힘쓴 교인들의 노고, 무엇보다도 그리스도의 은혜를 그 이유로 꼽고 싶겠지만 알고 보면 이 역시 3.1 운동의 영향력에서 비롯된 또 하나의 현상이었다.
당시의 통계로 조선의 기독교인은 조선인 쉰 명 중에 한 사람꼴이었지만, 만세에 가담한 죄로 투옥된 조선인 중에서는 다섯 명 중에 한 사람꼴이었다. 알기 쉽게 3.1 운동이라고는 하지만 그날 하루 대한독립만세를 부르고 끝난 것이 아니라 봉화를 이어 붙이듯 전국에서 때와 곳을 달리하여 지속한 운동인지라 수많은 인원이 끊임없이 체포되었고 그중 상당수가 한겨울인 12월 하순까지도 출소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한 연고로 교계를 위주로 수형 중인 형제자매와 구세주 탄생의 기쁨을 나누자는 취지의 대중 집회 및 행사를 수차례 열었고, 일제는 이 또한 31 운동의 후속된 반일 행동으로 번질 가능성을 재며 감시를 늦추지 않았는데, 이에 주최 측은 대체로 31 운동 수감인사 출소 조치를 적극 부르짖기보다 가난하고 병든, 즉 감옥에 있는 우리 형제자매들처럼 어려움을 겪는 이웃과 따뜻한 정을 나누는 것을 주제로 하여 일제의 핍박을 우회하는 전략을 취하였다. 이러한 사정으로 1920년대 들어서는 성탄절이 조선민중에게도 그리 낯설지 않은 명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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