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남북단일팀 관련해서 블로그에 초안 잡은 내용, 이번 주말 내내 방콕하며 재정리하여 오마이뉴스에 기고 완료했습니다. 민감한 이슈인지라 두렵지만서도 모든 피드백 대환영입니다. 저도 더 공부하겠습니다.
[오마이뉴스 링크: 2018. 2.27] http://omn.kr/pwa3
[초안 내용]
국제 #스포츠 무대는 실력을 겨루는 승부의 장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는 미국 #자유주의 와 소련 #공산주의 로 대표되는 이념적 다툼으로 양극체제로 나눠져 극도의 긴장 상태를 유지했었다. 당시 소련의 쿠바 미사일 기지화 사태는 자칫 3차 세계대전으로 비화될 수도 있었다. 다행히 세계는 세 번째 비극적 참사는 맞이하지 않았다. 미국 37번째 대통령으로 당선된 리처드 닉슨이 1969년 베트남전 철수를 골자로 한 #닉슨독트린 발표를 통해 냉전시대를 허물었기 때문이다. 이 때 국제정치외교사에서 스포츠가 긴장정세 완화#데탕트 에 기여한 대표적 사례가 등장했다. 닉슨 대통령은 공산국가의 거대한 축인 중국과 #핑퐁외교 를 통해 관계를 개선해나간 것이다. 영화 ‘#코리아 (2012)’도 탁구가 그 중심에 있다.
여담으로 중국은 그 당시도, 지금도 세계최고 탁구실력을 자랑한다. 상대방의 특기에 주목하여 대화 물꼬를 트고자했던 미국 외교력에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영화 코리아는 이념으로 분단된 한민족의 아픈 역사를 잠시나마 어루만진 1991년 남북 탁구단일팀 실화를 다루고 있다. 지금까지 여러 스포츠 종목에서 남북단일팀 시도가 존재했으나 실제 성사된 것은 탁구와 축구가 유일하다. 그 가운데 91년 일본 치바 세계선수권 대회의 남북 탁구단일팀은 가장 극적인 스포츠 드라마였다.
남북단일팀은 탁구계의 무적함대인 중국을 상대해야했다. 힘든 여건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단체전을 앞두고 짧은 기간 동안 작은 규모의 통일을 이뤘을 뿐 아니라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분단된 한반도가 합쳐질 때 발생하는 시너지 효과는 검증되었고 남과 북은 모두 열광했다. 비현실적인 남북탁구단일팀 우승 실화는 영화 소재로 매우 적합했다.
영화 코리아는 한국선수들이 북한과의 단일화 소식을 듣고 반발하는 장면에서 본격적으로 내용이 전개된다. 반세기동안 분단된 한반도는 비슷한 또래들의 생활습관, 사상, 어투 등 모든 것을 바꿔났다. 그 이질성을 극복 못한 선수들은 상황마다 대립하며 각을 세웠다. 허나 한 배를 탄 이상 어쩔 수 없는 도리. 짧은 시간임에도 같이 땀 흘리더니 갈등이 봉합되고 협력하기 시작했다. 모든 스포츠 단체전은 팀워크가 관건이라 한다. 이들이 세계 최고 중국을 꺾고 우승한 결과에서 내부적으로 작은 통일을 이뤘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영화 코리아는 대중영화다. 대한민국 선수단이 북한 여자선수에게 농을 치거나, 실제 #현정화 선수 복식 파트너인 #홍차옥 국가대표가 시합을 앞두고 북한 선수에 사랑에 빠지는 모습 등은 영화적 재미를 위해 허구로 각색한 부분이다. 치바 선수권에서 현정화-리분희의 실제 복식 경기 순서나 경기 승패내용도 실제와는 다르다. 물론 다큐멘터리와 대중영화의 장르적 차이를 인정하면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이다.
개인적으로 북한관련 영화에 종종 등장하는 이 같은 오락요소를 싫어하진 않는다. 국경이 허물어지는 날엔, 분명 영화 #JSA 의 우정이나 영화 남남북녀의 애정을 다룬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나와 내 이웃의 삶 속에 배태될 것이기 때문이다. #문현성 감독은 남북 민간교류 시 발생할법한 소소한 사례를 담음으로, 남북은 동일한 감정을 지닌 인간이고 #한민족 이란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 가운데 하나다. 3대 세습 독재정권 기반의 북한식 공산주의는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이념적으로 이미 몰락해버린 지 오래다. 극중 #하지원 (현정화 역)은 “한국에서 살 생각은 없느냐”라고 #배두나 (리분희)에게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잘 사는 기준으로 보면, 너는 미국 가서 왜 살지 않니”라는 뼈 있는 말이었다. 닉슨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긴장완화를 위해 중국을 이해하고 배우려고 노력했다. 하물며 동일한 언어와 조상을 공유하는 북한에게 어쩌면 너무나 무관심했던 것은 아닐는지.
탁구는 신사의 나라로 불리는 영국에서 시작된 스포츠다. 한 테이블 가운데 네트가 쳐있고, 라켓을 사용해 공을 튀겨 주거니 받거니 한다. 상대방의 인적사항이나 신체조건은 이 작은 사각의 공간에선 무의미하다. 탁구를 치고 싶단 의지와 규칙만 숙지했다면 누구나 자웅을 겨룰 수 있다. 상대와 마주하고 경쟁할 수 있고, 옆에 나란히 서서 협력할 수도 있다. 경기 후엔 매너 있게 악수하고 땀을 닦아줄 수도 있다.
탁구는 이제 국제 스포츠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이념전쟁을 누그러뜨리는 외교 도구로도 활용되었다. 세계 유일 분단국인 남북은 협력하여 탁구 세계 최강국인 중국을 누르는 쾌거도 이뤘다. 영화 말미에 배두나(리분희 역)는 “여기까지 왔네”라며 결승시합 전 감격에 젖었다. 하지원(현정화 역)이 한마디 거둔다. “여기까지란 말은 없어, 지금부터야.”
우리는 미,일,중,러 강대국 틈바구니에 껴있다. 북한은 끊임없는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안보를 흔들어대고 있다. 냉전시대 못지않은 긴장된 분위기 속에 문재인 정권이 들어섰다. 단순히 탁구영화 한 편 감상했을 뿐인데, 생뚱맞게도 새 정부 남북 통일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아마도 2018년 강원도 평창 동계올림픽이 한층 다가왔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는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한다. 극 말미의 ‘지금부터’라는 대사가 자꾸만 곱씹힌다. 스포츠 외교를 통한 한반도 통일정책 다변화 그리고 1991년 남북 탁구단일팀이 선사한 감동, 그 이상의 드라마를 기대해보는 것은 어떨는지. ‘지금부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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